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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오지다, 지리다

한 인터넷 방송에서 외국의 어느 도시를 여행 중이던 아이돌 스타가 신이 나서 외쳤다. “오지구요, 지리구요.”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오지다’는 두 개의 뜻을 갖고 있다. 첫째,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둘째, 허술한 데가 없이 알차다. 둘 다 좋은 의미지만 문맥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쓰임새를 가려 써야 한다.   ‘지리다’의 뜻풀이는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싸다’이다.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썩 기분 좋은 상황이나 표현은 아니다.   사전 뜻풀이대로 아이돌 스타의 방송 표현을 해석하면, 오지다는 표현은 도시가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흐뭇하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지리다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아주 좋다, 놀랍다, 굉장하다’라는 표현 대신 ‘오지다, 지리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오지다는 비슷한 뜻의 단어라 괜찮지만, 지리다는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도 아니고 특별한 의도도 없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니 밀레니얼 세대의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위 방송을 봤다면 ‘저 예쁜 아이돌 스타는 왜 방송에서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쌌다는 얘기를 하는 걸까’ 민망할 뿐이다.   물론 ‘오줌을 지릴 만큼’ 놀라고 굉장했음을 설명하는 문학적 표현도 있다. 문제는 주변 젊은 친구들 중에 ‘지리다’의 뜻과 그 말을 왜 이 상황에 쓰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 남들이 쓰니까 장난삼아 따라한다는 대답이다. 같은 세대끼리 소통과 재미도 좋지만, 적어도 남들 따라 잘못 쓴 말 때문에 민망하고 품격 떨어지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지리 방송 표현 아이돌 스타 문학적 표현

2022-10-10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오지다, 지리다

한 인터넷 방송에서 외국의 어느 도시를 여행 중이던 아이돌 스타가 신이 나서 외쳤다. “오지구요, 지리구요.”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오지다’는 두 개의 뜻을 갖고 있다.     첫째,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둘째, 허술한 데가 없이 알차다. 둘 다 좋은 의미지만 문맥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쓰임새를 가려 써야 한다. ‘지리다’의 뜻풀이는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싸다’이다.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썩 기분 좋은 상황이나 표현은 아니다.   사전 뜻풀이대로 아이돌 스타의 방송 표현을 해석하면, 오지다는 표현은 도시가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흐뭇하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지리다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아주 좋다, 놀랍다, 굉장하다’라는 표현 대신 ‘오지다, 지리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오지다는 비슷한 뜻의 단어라 괜찮지만, 지리다는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도 아니고 특별한 의도도 없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니 밀레니얼 세대의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위 방송을 봤다면 ‘저 예쁜 아이돌 스타는 왜 방송에서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쌌다는 얘기를 하는 걸까’ 민망할 뿐이다.   물론 ‘오줌을 지릴 만큼’ 놀라고 굉장했음을 설명하는 문학적 표현도 있다. 문제는 주변 젊은 친구들 중에 ‘지리다’의 뜻과 그 말을 왜 이 상황에 쓰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 남들이 쓰니까 장난삼아 따라한다는 대답이다. 같은 세대끼리 소통과 재미도 좋지만, 적어도 남들 따라 잘못 쓴 말 때문에 민망하고 품격 떨어지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 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지리 방송 표현 아이돌 스타 인터넷 방송

2022-08-04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덕페이스

 어린아이들은 뭔가에 열중하면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다. 엄마의 눈치를 살필 때도, 뭔가 대단히 불만스러울 때도 입술을 모아 ‘뿌~’하는 표정을 짓는다. 상황이야 어찌 됐든 아이들이 그 작은 입술을 오리주둥이처럼 내미는 순간, 어른들은 무장해제된다.     덕분에 ‘덕페이스’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덕(duck·오리)과 페이스(face·얼굴)의 합성어인 덕페이스는 아이돌 스타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이 셀카를 찍을 때 오리처럼 입술을 내미는 표정을 뜻한다. 이유는 하나. ‘어린 척, 귀여운 척’ 하기 위해서다. 효과는 확실하다.   세상에는 많은 ‘척’(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뜻하는 의존명사)이 있다. ‘어린 척, 귀여운 척’이라면 환영이지만, 그렇지 못한 ‘척’도 많다.   27년차 개그맨이자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를 16년간 진행한 DJ 김태균씨가 최근 ‘강박 탈출 에세이’라는 부제의 책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를 냈다. 그중 인상적인 대목은 “개그맨이지만 남들 같은 개인기가 없어서, 외모로도 다른 사람을 웃길 정도는 아니고. 뭐 하나 특출 난 것이 없다는 강박 때문에 오랫동안 ‘척키 인형’으로 살았다”고 고백하는 부분이다. “쓸데없는 자격지심에 없어도 있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싫어도 좋은 척” 살았다는 것. 책에서 그는 “이제 내가 아닌 ‘척키 인형’에서 벗어나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삶을 즐기겠다”고 선언했다. 서정민 / 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덕페이스 아이돌 스타 거짓 태도 척키 인형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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